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疏通[3]
동천
2012. 12. 20. 21:15
疏 通[3]
이 경우는 어떤가?
비옥한 벌판에서
쌀 농사를 많이 짓는 벌마을 사람과
산촌에서 밭 잡곡 농사를 많이 짓는
산촌 사람이 사돈을 맺었다.
산촌 사돈이 벌 마을 사돈집을 방문하자
벌 마을 사돈은 귀한 손님을 대접한다고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린 큰 상을 내왔다.
기름이 흐르는 흰 찰밥 그릇 옆의 국그릇 자리에는
아주 맑은 냉수 한 대접이 놓여 있었다.
산골 사돈이 숟가락을 들고 밥을 한 숟가락 떳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밥이 얼마나 찰진지 밥그릇이 통째로 숫가락을 따라 올라오는 것이었다.
당황한 사돈은 숟가락을 겨우 뜯어내어 입에 넣으니 이번에는 숟가락이
입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 모습을 본 벌 마을 사돈이 하는 말이다.
"아니 우리 산골 사돈은 마루 밑에 개XX요?"
"개가 소 뼈다귀 뜯듯이 숫가락을 물고 야단이시오."
이 말을 들은 사돈은 창피하고 한편으로는 부아가 치밀었다.
사돈이 실수를 좀 했기로서니 마루밑에 개XX로 비유하다니
그 모욕스러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자신의 말 실수를 알 리 없는 벌 마을 사돈은
숟가락을 들어 냉수에 적시더니 밥 한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고 빼는 그 능숙하고 신속함이란 시쳇말로 0.1초에
이뤄지는 것이었다.
산골 사돈은 몹시 서운한 마음으로 사돈집을 떠났다.
東 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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