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疏 通[2]
동천
2012. 12. 14. 10:33
疏 通[2]
이듬해 산촌 사돈이
어촌 사돈댁을 답방하면서 속으로 다짐했다.
지난번에 자신은 심한 푸대접을 받았어도
자신은 잘 모시리라 마음먹고 시오리 길을 달려
읍내 장에 가서 고사리,도라지 등 여러가지 산채를 사다가 사돈 밥상에 올렸다.
산촌 사돈은 속으로 몹씨 못마땅해하며
나는 사돈이 왔을 때 먼 읍내 장에 가서
자반까지 사서 올렸건만 바다의 생선이나 주지 먹도 못하게 말라비틀어지고
흔해 빠진 고사리,도라지가 뭐람,하면서 속으로 투덜거리며 돌아갔다.
옛날 이야기에서 소통이란 명제를 놓고 본다면 둘 다 정성을 다해 모셨어도
대접받는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자기중심의 판단 결과이며,
이는 자신이 귀하다고 비싸게 사서 대접한 음식이 사돈 동내에서는
흔해 빠진 것을 몰랐던 것이다.
어제는 손녀가 태어나는 날이라 점심시간 쯤에 산부인과를 들렸다.
마침 사부인도 와 계셔서 점심 대접을 하게 되었는데....
사부인이 "간단히 분식집에나 가시지요"라는 말을 뒤로하고
그래도 그렇지 어찌 분식집으로 모시겠느냐는 생각과
내가 키웠던 손녀가 좋아하는 식성을 고려하여 갈비탕 집으로 모셨다.
손녀가 맛있게 먹는 것이 여간 흐뭇한 것이 아니어서
"맛있니" "할아버지 너무너무 맛있어"라는 대화를 썪어가며 흐뭇하게 생각하고는
사부인 오랫만에 이런곳을 모셔서 ....라고 반응을 살폈더니
"어저께 부터 치과에 다녀 그렇습니다만은 참 갈비탕을 잘 하는 집 같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거야 말로 소통이.....
東 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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