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데리고

19.저승사자를 희롱하다

동천 2014. 1. 11. 17:09

페데리고

■ 저승사자를 희롱하다
그 후 30년이 지나서
페데리고는 일흔 살이 되었습니다.

저승사자가 그의 집에 들어와 그에게
죽을 때가 왔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각오는 되어 있네."
임종의 자리에 누운 페데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오! 저승사자여,
나를 데려가기 전에 부탁이 하나 있네.
제발 나에게 우리집 문전을 뒤덮고 있는
저 오렌지 나무의 열매를 하나만 따 주게.
그 작은 기쁨을 맛볼 수 있다면 나는 비로소
만족스럽게 죽어갈 수 있을 것 같네."


저승사자:
겨우 그 정도 소원이라면 들어줄 수도 있지.

그래서 저승사자는
오렌지를 따러 나무에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내려오려고 하니 내려올 수가 없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나무에서 내려오는 것을 페데리고가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승사자 : 페데리고! 나를 속이다니!
라고 외쳤습니다.

저승사자 :
이젠 너에게 꽉 붙들렸구나.
어찌 됐건 이제 좀 내려다오.
그러면 10년 더 살게 해주지.


페데리고 : 10년이라고? 거 참 엄청나구먼 그래!
라고하며 이죽거렸습니다.

페데리고 :
거기서 내려오고 싶거든 좀더 넉넉하게
구는 게 좋을 거야.


저승사자 : 그럼 20년 더 살게 해주지.

페데리고 : "지금 나를 놀리는군!"

저승사자 : 그럼 30년!

페데리고 : 3분의 1도 못 왔어.

저승사자 :
그럼 너는 앞으로 1세기를
더 살겠다는 말이야?


페데리고 : 바로 그거야.

저승사자 : 페데리고, 너무 심하구먼 그래.

페데리고 : 할 수 없어!
나는 앞으로 그 정도는 더 살아야겠어.


저승사자 : 좋아, 그럼 백 년으로 정하지.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어쩔 수 없구먼...
그 말이 끝나자 저승사자는 곧 나무에서
내려올 수가 있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떠나가자 페데리고는 이내 완전히
건강한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젊은 사람의 체력과 노인의 오랜 경험을
모두 소유한 채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것입니다.

世界單篇小說全集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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