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데리고 알려져 있는 사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다만 그가 자기의 모든 욕망, 특히 아리따운 여성에 탐닉하는 욕구를 만족 시키는 데 열중했다는 것만이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또한 기회가 있으면 그때 그때 선행을 하기도 했지만, 그 전 생활에 못지않게 자기 영혼의 구제에 대해서는 소홀히 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백 년이 흘러 저승사자가 다시 그의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저승사자는 방으로 들어와 병석에 누워 있는 페데리고를 보고 다시 물었습니다. "이제 각오가 됐겠지?" 페데리고: 나는 지금 막 신부님을 부르러 보냈다네. 신부님이 오실 때까지 그 불가에 좀 앉게. 자네에게 붙들려 저승에 가려고 이제 속죄만을 남겨놓고 있으니 말일세. 마음씨 좋은 그 저승사자는 그 부탁을 듣고 의자에 가서 앉았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을 꼬박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신부는 도대체 오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저승사자는 지루해진 끝에 주인에게 말했습니다. 이 망할 늙은이 같으니, 백 년 동안이나 너를 잡아가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하나님의 용서를 받아두지 않았던 말이야? 페데리고: 나는 정말 할 일이 많았다네. 그 늙은이는 비웃듯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저승사자는 그 늙은이의 경건치 못한 태도에 화가 났습니다. 이제 1분도 더 살려두지 않겠다. "흥!" 페데리고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저승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허사였습니다. 나는 자네가 무척 친절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네. 그런데 이제 몇 년 더 참아줘서는 안될 이유가 뭔가? 몇 년이라고? 이 나쁜 놈 같으니! 저승사자는 이렇게 부르짖으면서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온갖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암, 그렇고 말고. 그러나 이번에는 나도 너무 욕심을 내지는 않겠어. 게다가 나 역시 이렇게 노인으로 사는 것은 싫어졌어. 그러니 이번에는 40년만 더 살면 충분하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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